따뜻한 컵이 우리 팀의 판단을 바꾼다면? (무의식의 편향이 판단과 신뢰에 미치는 영향)
- 보라 김
- 11월 19일
- 3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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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그 컵의 온도가 상대에 대한 감정에 영향을 끼친다면, 어떨까요?
가령 지금 당신이 따뜻한 컵을 들고 있다면,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사회적 판단과 행동에 친절함과 호의적인 태도가 더 반영될 수 있다는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건,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작동하고 있다는 생각을 전혀 못한 채 그런 태도를 취하고 있을 거라는 겁니다.
이 실험은 2008년 Williams & Bargh 의 “Experiencing Physical Warmth Promotes Interpersonal Warmth” 논문에 나오는 내용이에요.
🥼 무의식의 편향과 관련한 실험이었어요.
실험의 참가자들이 “뜨거운 음료” 또는 “차가운 음료”를 들도록 유도한 후에, 음료를 들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선택된 인물)의 특징(예: 성격)의 평가를 하도록 했습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뜨거운 패드(heat pad) 혹은 차가운 패드를 손에 쥐게 한 뒤, 보상 선택 과제를 통해 “다른 사람을 위한 보상을 선택할지 혹은 자신을 위한 보상을 선택할지”를 측정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기반해서 EBS 프로그램 '인간의 두 얼굴: 착각의 진실' 편에서 진행된 심리학 실험으로, 참가자들에게 뜨거운 음료 또는 차가운 음료를 들게 한 후 다른 사람(면접관 역할)을 평가하도록 재연한 실험도 있었어요.

EBS 프로그램, '인간의 두 얼굴: 착각의 진실' 중
👁️ 손 끝의 온도가 무의식적으로 내 판단에 영향을 미친대요.
뜨거운 음료 조건의 참가자들은 특정 인물을 평가할 때 “더 따뜻하고 친절할 것 같다(warm personality)”는 평가를 내렸구요,
또한, 뜨거운 패드 조건에서는 다른 사람을 위한 보상을 선택하는 경향이 더 높았고, 반대로 차가운 패드 조건에서는 자신을 위한 보상을 선택하는 경향이 더 높았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EBS 프로그램 실험에서는 차가운 음료를 들었던 참가자들은 상대방을 '이기적이고 협동심이 부족하다'는 등 더 차갑고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뜨거운 음료를 들었던 참가자들은 상대방을 더 후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 무의식과 편향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 조직도 마찬가지구요.
이 실험 결과를 통해 연구자들은 “신체적 따뜻함 경험이 사회-관계적 따뜻함 인식 및 행동을 증가시킨다”는 결론을 제시했습니다.
즉, 신체적 감각(온도)이 자동적으로 사회적 개념(따뜻함/차가움)과 연결되어 있고, 이를 통해 사회적 태도 및 행동이 변화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제시하며, 무의식적 활성화(unconscious activation) 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물론, 행동과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지속성과 범위는 상황에 따라 제한적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여전히 물리적 환경이나 감각 경험이 팀원들의 사회적 태도 및 상호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힌트를 제공한다는 점에는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의 무의식과 편향이 이렇게 다양한 방면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우리 일터에서의 몰입, 협업, 그리고 역량 발현은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을까요?
정성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변수들을 함께 고려해서 조직의 성과 달성을 고민해볼 수는 없는 걸까요?
🔬과학적 의사결정은 거창한 게 아니에요.
이런 상황을 한번 떠올려볼까요?
성과 역량이 뛰어난 핵심 구성원이 갑자기 방황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몰입이 어려워 보이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성과 달성에 변동이 많아 보이는 상황이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주로 어떤 데이터와 근거를 가지고
이 구성원과 대화를 나누고, 조직장과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을까요?

통상적으로는 우선 그 구성원의 인사 카드나 기록을 열람해 보는 게 먼저겠지요. 구성원과의 면담, 혹은 조직장이나 해당 팀 동료와의 논의를 위해서라도 현황 파악은 필수니까요.
그리고 대다수의 회사에서, 그 인사 카드에는 개인 정보 외에 입사일, 승진일, 인사 이동과 같은
정적인 데이터만 기록되어 있을 거라 예상됩니다.
최근 누구와 밥을 먹었는지, 혹은 주로 혼자 식사를 하는지,
신체 상태와 마음 상태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조직 내 어떤 특정한 이슈에 대해서 만족감과 불만족감이 높은지 등과 같은
‘살아있고 움직이는 데이터’는 사실 인사 카드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인간이 무의식과 인지 편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이야기는,
인간의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내외부의 변수를 고려해서 개인을 이해하고,
조직의 제도와 환경을 설계하려고 하는지와 맞닿아 있습니다.
🔍 HR 담당자를 위한 ‘커피챗 체크리스트 5가지’
Goal: - 인사 카드 너머의 '진짜 구성원' 마주하기 - 직접 커피챗을 통해 상황을 보다 맥락적으로 파악하기
이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아래의 체크리스트를 통해 보다 나은 소통을 준비해볼 수 있습니다.
오늘 이 '현장의 마음'은 몇 도?
✅ 오늘 커피챗의 '현장 온도’는 몇 도인가요?
✅ 물리적 온도뿐 아니라, 말투·표정·공기에도 따뜻함이 흐르고 있나요?
✅ 대화의 목적 공감대를 열면서 두 팔과 손이 모두 펼쳐진 상태로 시작했나요?
첫인상 편향 효과 재검토
✅ 최근 평가나 조직장의 코멘트로 ‘오늘 대화’의 판단에 영향을 주고 있진 않나요?
✅ 내 ‘가정’을 확인하기 위한 대화가 이어지지는 않나요?
✅ 상대의 최근 행동보다 ‘내 기억 속 이미지’로 평가의 상(像)이 기울지는 않았나요?
맥락보다 결과 중심 사고 점검
✅ 구성원의 현재 성과를 보며, “왜?”보다 “결과만” 보고 있진 않나요?
✅ 최신화 편향으로, 전체를 보기보다 최근 몇 번의 행동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나요?
✅ 최근 업무 환경, 팀 관계, 심리적 자원(mental budget)에 변화는 없었나요?
신체적·심리적 신호 포착
✅ 피로, 수면 부족, 집중 저하 등 ‘몸의 신호’가 감정과 판단에 영향을 주고 있지 않나요?
✅ 개인적인 사유로 인한 바디버젯 저하가 멘탈버젯 저하로 이어지고 있을 여지는 없나요?
✅ 구성원의 ‘리듬’을 들여다볼 수 있을 만한 체크인 데이터, 혹은 서베이 결과가 있나요?
데이터 없는 결정 자각
✅ 지금 내 판단은 ‘느낌’에 근거한 걸까요, ‘데이터’에 근거한 걸까요?
✅ 데이터를 다방면으로 점검할 수 있게 충분히 여러 각도에서 반영된 값에 근거했나요?
✅ 인간 대 인간으로서 드는 감정과 기록으로 남은 데이터, 둘을 균형있게 고려했나요?
블루밍고와 파일럿 테스트를 해보며, 나와 구성원 간의 대화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한번 체험해보세요.
“매일의 감정 데이터가 HR 판단의 온도를 바꾼다”는 걸, 직접 느껴보실 수 있을 거예요.
👉 지금 뉴스레터를 통해 사람을 이해하는 ‘데이터의 따뜻함’을 경험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