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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지 않던 CEO와의 면접 장면

  • 작성자 사진: 보라 김
    보라 김
  • 3월 5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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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의 면접 대화가 가져다 준 확신


창업 결심 전, ‘인사’ 포지션으로 면접을 봤던 장면이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공동 창업자이자 대표이사 면접이었는데, 맥락 상 그 분이 이런 질문을 했었습니다.


“어떤 가치가 제일 중요해서 그렇게 생각하세요?”

“사랑이요. 삶도, 일도 저에게는 사랑이 제일 중요한 가치에요. 갑자기 너무 조직이랑 어울리지 않는 말랑말랑한 단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사랑하려는 마음만큼 중요한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답변이 대부분의 경우 어떻게 들릴지 경험적으로 알고 있지만, 그래도 진실하게 임하기 위해 가장 솔직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이 답변에 대해 진심으로 호기심 가득한 태도와 눈빛으로 경청하며, 더 많은 질문을 이어가는 거에요. 


경험, 사람, 사랑, 자기 실현까지 이어진 그 한 시간의 대화에서, 저는 특별하고 남다르게 경청하고 질문하는 경영자를 보았고, 이 조직의 리더십은 남다를 거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증거가 남아있네요! 그 과정 중 창업을 결심하면서 최종 채용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 메일을 아래와 같이 보냈었습니다.)


꼭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CEO와의 인터뷰, 당시 메일에 그 진심을 그대로 적었었네요.
꼭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CEO와의 인터뷰, 당시 메일에 그 진심을 그대로 적었었네요.

 ‘사람 중심’이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제가 가진 일반적이고 익숙한 경험으로 돌아오면, ‘인사’를 하면서 가장 자주 떠오른 궁금증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람’과 함께 일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언제나 ‘비즈니스’와 ‘사람’은 전혀 다른 중요도와 방향성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는 점입니다.  단편적인 예를 들면, ‘돈’과  ‘매출’을 위해서,  ‘사람’쯤은 포기하거나 타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때로는 ‘명분’과 ‘이미지’를 위해서도요.)

그리고 이런 의문을 품는 우리의 시선이  ‘순진’하거나 ‘비현실적인’ 것으로 비춰지는 것도 익숙한 현실입니다. 😔


이런 현실 속에서 ‘사람 중심’ 조직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사람 중심’ 조직이라는 건 도대체 뭔가요?


우리는 ‘사람’을 단순히 ‘자원’이 아니라 ‘존재’로 인식하는 조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말은 인간은 단순히 생산성과 매출 향상을 위한 수단과 도구가 아니며, 기계처럼 입력한 만큼 출력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존재로서의 인간은 감정, 욕구와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유한 관점으로 자신과 세상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직이 공동의 미션과 목표 달성을 위해 ‘사람’들이 모여있는 집단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사람’ 과 ‘비즈니스 성과’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조직 성장을 위해서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이해하고, 반영하고, 실현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연적인 인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단순히 회사의 성과에 따라 ‘저성과자’, ‘고성과자’ 라벨링을 하기 보다 각자의 배경과 맥락, 조직 내에서의 역동적인 상호작용과 흐름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먼저일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솔직한 이유는 '일이 불편하고 복잡해져서'이지 않을까요? 🤔)


물론 여기에는 경청, 공감, 복잡한 커뮤니케이션, 자기 인식 등이 필연적으로 요구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러한 시도와 경험이 촘촘히 쌓여 신뢰가 형성되고, 관계가 만들어지며, 조직은 성과와 성장으로 나아갑니다. 

구성원을 자원이 아니라 사람으로 존중하는 경영 사례는 이미 국내외의 다양한 프렉티스를 통해 입증되고 있습니다. (관련 아티클은 추후 다룰 예정이나, 최근에 이런 책들을 발견했습니다.)


개인과 조직이 숨겨진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한된 믿음과 고정관념을 깨고, 성장 마인드셋과 효과적인 전략을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
개인과 조직이 숨겨진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한된 믿음과 고정관념을 깨고, 성장 마인드셋과 효과적인 전략을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리더가 권위적인 통제자가 아닌 보호자(Protector)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개념을 제시하며, 심리적 안전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원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리더십 전략을 다룬 책.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리더가 권위적인 통제자가 아닌 보호자(Protector)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개념을 제시하며, 심리적 안전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원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리더십 전략을 다룬 책.

호시노 리조트 스토리"는 직원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운영회" 시스템을 통해 사람 중심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 현장 주도의 혁신으로 일본 대표 리조트 기업으로 성장한 호시노 토모유키의 성공 전략을 담은 책.
호시노 리조트 스토리"는 직원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운영회" 시스템을 통해 사람 중심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 현장 주도의 혁신으로 일본 대표 리조트 기업으로 성장한 호시노 토모유키의 성공 전략을 담은 책.

사람 중심 조직 문화는 어디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요?


사람 중심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의지와 리더십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의 노력이 물론 필요합니다. 그러나 HR 담당자로서 당장 직접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구성원과의 진정성 있는 1:1 대화입니다.


당장 모든 구성원을 한번에 만날 수는 없으니, 대화를 나누고 싶은 구성원들을 팀, 근속 연차, 나이, 성별, 개인별 현황이나 이슈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기준으로 리스트업하여 한 명씩 차근차근 만나는 것으로 시작해보는 겁니다.  


이 대화는 단순히 현황 파악을 위한 인터뷰가 아니라, 구성원을 ‘존재’로서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평가나 판단 없이 호기심 어린 열린 태도로 소통하는 과정입니다. 잠시 HR담당자로서의 역할을 내려놓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을 시도해보는 과정입니다.

결국, ‘관계’가 있어야 ‘이해’가 있습니다. 


시간은 늘 부족합니다. 그러나 관심을 갖고  기꺼이 그 귀한 ‘시간’이라는 자원을 한 삶과 온전히 연결되는 순간이 많아질수록, 맥락과 생동감이 느껴지는 VoE가 모여 조직을 조망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리텐션’, 결국 사람 중심에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속한 조직이 ‘사람 중심’이 아니더라도, HR담당자이든, 리더이든,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만나는 순간만큼은 사람 중심적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구성원과의 대화가  결론적으로 보상이든, 성취감이든, 성장 기회든, 그 장면에 ‘인간다움’이 없다면 연결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본능적이고 원시적인 방어기제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편가르기, 투사, 부정, 억압, 합리화, 퇴행과 같은 심리적 기제를 가지고 일터에서 살아가죠. 그렇기에 상대의 진심을 빠르게 눈치채고, 이에 맞춰 행동하는 데도 능숙합니다. 

결국,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도 더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과 연결이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 중심 조직은 구성원의 그럴듯한 복지나 복리후생 제도를 갖추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여전히 ‘사람 중심 조직’이 Good To Have 정도의 문화로 비춰진다는 것은, 그 개념이 본질적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겉으로 보이는 정책과 제도에 머물러 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 중심 조직은  ‘있으면 좋은 문화’가 아니라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성과를 내기 위한 필수적인 원칙으로서의 Must Have 라고 믿습니다. 


(참고로 제가 면접에 참여했던 그 회사는, 스타트업으로 시리즈 A를 막 마친 조직이었습니다. 창업자와 대표자는 '먹고 살만 해서' 제 '사랑'에 대한 가치 이야기를 들을 여유가 있었던 게 아니라, 본래 그런 분들이었거나, 그런 지향점을 이미 가진 분들이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변화를 만들기 위해

사람 중심으로 연결되고, 관계를 만드는 모든 인담자분들을

블루밍고는 진심으로 존경하고 열렬히, 열렬히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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